1. 『나는 내 생각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 책 내용
우리 뇌는 하루에 수만 개의 생각을 생성한다고 한다. 그중 얼마나 많은 생각이 실제 현실을 반영할까? 아마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생각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무심코 떠오른 생각 하나에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들여다보게 만든다.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는, 솔직히 제목에만 이끌렸다. "내 생각을 믿지 않는다고? 그럼 뭘 믿고 살아야 하지?" 하는 의문부터 들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 질문은 점점 더 본질적인 질문으로 바뀌었다. "나는 왜 지금까지 내 생각을 전부 믿어왔을까?"
홍승주 작가는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자주 감정과 얽히고, 그 감정은 다시 우리를 조종하게 되는지를 실감 나게 보여준다. 그는 말한다. "생각은 현상일 뿐이다." 처음엔 이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문장은 마치 내 머릿속 어지러운 방 안을 차분히 정리해 주는 마법 같았다. 우리가 실패라고 믿는 순간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편함,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는 원인들은 모두 어떤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진실이 아니라, 그저 뇌가 만든 이야기일 뿐이다.
작가는 이를 '생각의 자동화'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의식조차 하지 못한 채, 수많은 자동 반응 속에서 판단하고, 감정을 만들어낸다. 마치 뇌는 우리 삶의 무대 위에서 주인공처럼 행동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연극을 지켜보는 관객이 되어버린다. 이 책은 그 무대 위에서 내려와, 다시 내 삶의 연출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첫걸음은 "생각과 나 사이의 거리 두기"다.
개인적으로 가장 깊이 와닿은 부분은 감정과 생각의 차이를 구별하는 법이었다. 우리는 흔히 "나는 슬퍼", "나는 불안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슬픈 생각이 떠올랐다", "불안을 유발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감정을 사실로 착각하는 순간, 생각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우리를 삼켜버린다. 작가는 그런 순간들을 되짚으며 말한다. "생각이 감정을 만들고, 감정은 현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니다."
책은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들로 이 개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일상의 소소한 상황에서 출발해 깊은 통찰로 이어지는 흐름은 마치 내가 직접 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마치 내 뇌를 밖으로 꺼내어 손에 올려놓고 천천히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그 속에는 두려움도, 과거의 상처도, 타인의 시선에 휘둘렸던 나도 모두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생각이라는 이름의 거울 속 환영이었다.
2.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우리는 매일 자신과의 전쟁을 치른다. 남들이 보기엔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머릿속은 언제나 시끄럽다. "왜 나는 이 모양일까?", "왜 저 사람은 나를 무시하는 걸까?", "또 실수하면 어쩌지?" 같은 자기비난과 걱정은 끝없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 전쟁의 핵심 무기는 다름 아닌 ‘생각’이다. 이 책은 그 전장을 벗어날 출구를 보여준다. 그 출구는 거창한 이론이나 거대한 혁신이 아니라, 아주 작은 시선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생각을 생각으로 보기. 감정을 감정으로만 보기. 그 단순한 연습이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말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실용성'이다. 많은 심리서들이 개념 설명에 치우쳐 있다면, 이 책은 현실적인 해법을 내민다. ‘생각을 멈추는 방법’, ‘불안을 흘려보내는 연습’,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루틴’ 같은 구체적인 실천법은 나 같은 초보자도 당장 시도해 볼 수 있을 만큼 쉽고 친절하다. 나는 책에서 소개한 ‘생각 내려놓기’ 훈련을 따라 매일 아침 5분간 머릿속을 비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처음엔 어색하고 답답했지만, 점차 생각의 홍수에서 나 자신을 구해내는 작은 보트가 되어주었다.
이 책은 또한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괴롭다. 그러나 그 생각을 '내 것'으로 여기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어깨에 짊어진 커다란 배낭을 조금씩 내려놓는 느낌을 받았다. "이건 그냥 뇌가 해주는 말일 뿐이야." 이 한마디로도 삶이 조금은 덜 복잡해진다. 생각을 객관화하는 힘은 삶의 중심을 되찾게 한다.
내가 이 책을 가장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정한 사람, 특정한 상황에 국한되지 않는다. 누구나 생각에 시달리고, 감정에 휘둘리며 산다. 이 책은 그런 우리 모두에게 작은 구조신호처럼 다가온다. 삶의 소음에 잠식된 날들 속에서, 이 책은 조용히 속삭인다. "지금 당신이 느끼는 건 진짜가 아닐 수도 있어요. 잠깐, 멈춰봐요." 그 한마디가 내 안에서 큰 울림을 주었다.
3. 결론
『나는 내 생각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 나라는 사람을, 더 정확히는 ‘나를 둘러싼 생각들’을 이해하고 분리하는 작업이다. 그 과정은 때로 불편하고,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결국엔 나를 자유롭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가짜 이야기들을 진실처럼 받아들이며 살았는지를.
우리는 생각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한다. 생각을 통제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그 생각을 바라보는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삶은 훨씬 덜 고통스러워진다. 이 책은 그 단순한 진리를 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은 이후, 거울 앞에서 조금 더 부드럽게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실수했어도, 실망했어도, 그 모든 감정이 ‘지금 떠오른 생각의 결과’ 일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면 마음이 덜 아프고, 회복도 훨씬 빨라진다.
세상이 시끄럽다. 내면도 시끄럽다. 그 와중에 이 책은 내게 조용한 의자를 내어주었다. 잠시 앉아, 생각들을 멀찍이 바라볼 수 있도록. 생각은 지나가고, 감정도 흘러간다. 남는 건 그 생각과 거리를 두려는 내 작은 의지, 그리고 그로 인해 조금 더 가벼워진 삶이다.
『나는 내 생각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는 책은 '나를 다시 만나는 기술'에 대한 책이다. 생각이 나를 흔들어도 괜찮다. 이제는 내가 그걸 알아차릴 수 있으니까. 삶은 그 지점에서부터 다시 시작된다.